아침 해가 금빛으로 산 끄트머리를 물들이고 있다. 사진으로 표현되지 않은 그 빛이 아쉽.
오늘은 융프라우에 오르는 날. 추적추적하던 어제 날씨는 거짓말처럼
구름 한 점 없는 날.
우리가 묵고 있는 샬레~ 따뜻한 계절이면 저 베란다에 꽃들이 그득그득하던데
그런 계절에 다시 한 번 오고 싶다.
집을 나서면서 마주친 주인 아주머니? 할머니께서 오늘 융프라우 간다고 하지 않았냐며
정말 드물게 좋은 날 행운이라고 축하해주신다.
융프라우에 가려면 역으로 두정거장 내려가 열차를 타야한다.
내려가는 길, 정말 인종차별 쩌는 젊은 운전수 때문에 기분이 확...상했지만
(인종차별이었겠지?? 즈그들 나라사람한테 그러다간 벌어먹고 살기 힘들테니까;;)
이미 한번 경험이 있는지라 훅훅 털어버리고
티켓을 사고(물론 인쇄해간 할인권으로 우리말 가득한 저 빨간 안내책자와 신라면 쿠폰을 받아서^^)
기차에 오른다.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는..
어떻게 보아도 똑같지 않은,
중간중간 뷰포인트마다 내려서 번개같이 보아도 감탄스러운...
풍경을 지나
정상에 도착하여 기념 스탬프를 찍다.!
나는 고산증세로 어질어질;; 아마도 뷰포인트에 정차해서 급하게 뛰듯 다녀온 후 심해진 듯..
기차 도착 후 두 사람이 드러누워 도움을 받고 있었고 예전에 사망사고도 있었다 한다
관계가 있을지 모르지만 저혈압 빈혈 등을 안고 온 여행이기때문에 조심하기위해
잠시 쉬려고 스낵바가 있는 휴게실에 들름.
한국인에게 필수코스여서인지 한국사람이 정말 많이 보인다.
신라면을 받아들고 테이블에서 먹고 있으니 우리 주변이 다 한국인이다.
모두 별로 사교적이진 않아보인다, 뻘쭘한 정적이 흐른후 한 청년이 같이 드시자며 먹던 김밥을 내민다.
한인민박에 머물렀는데 아침에 민박집 쥔장이 싸줬단다. 정말 빈약한 재료로 싼 김밥이었지만
맛있게 고맙게 먹고 인사를 나눴다.
고산증에는 물과 초컬릿이라며 사들고 나선 관광코스.
9가지 였나?? 주우욱 화살표따라 코스별로 진행하면 스핑크스 전망대가 나온다
칼바람에 창에 얼어붙은 서리....와
쭈글이 하나요
외부전망대로 나가기전
스핑크스 테라스
기둥마다 바람결로 얼어붙은 얼음과,,,
어쩜 이럴 수 있을까 싶은 파란 하늘 밑 절경.
여러 정상 봉우리를 오를 때 마다 이 까마귀(?)를 본다
높은 델 어지간히 좋아하나보이.
친절하기도 하지.
알레치 빙하가 흐르는 협곡.
으아아아*10000000000
이런건 전세계 공통
다시 관광객을 위한 알록이 달록이 코스로 돌아와~~
아마도 융프라우 산악열차를 건설하던 모습.
긴긴 통로를 벨트를 타고 지나면 산악열차 건설의 역사가 그림으로 표현되어있다.
이사람 아마도 아돌프 구에르첼러?
융프라우에 산악열차를 놓자고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라고 함..
이 공사에서 굉장히 많은 희생이 있었다고.
덕분에 세계에서 열차로는 가장 높이 올라갈 수 있는 봉우리가 되어
후손들이 잘먹고 잘사는데 일조하게 되었다는.
오호,,여기가 얼음궁전이구나 쩍벌녀는 누구??
얼음인데 신기하게 전혀 미끄럽지 않고 물기도 묻어나지 않는다.
쫜~
뭔가 봤더니 아이스 에이지 캐릭터를 얼음속에 파묻어놨음^^
여기는 뉴스데스크가 아니고
돈에 눈 먼 자 손이 얼어붙어 도망칠 수 없었다는 그 곳;;
요 궁전을 빠져나오면~
가장 높은 플라토 전망대!
드디어 제대로 보이는 설산.
눈물나게 고마운 날씨.
그냥 보아도 아름답다. 자세히 보면 더더더더더더더 아름답다.
바람이 무지하게 불어서 저 앞쪽에 보이는 청년들 무리중 한사람의 열차표가 휙 날아가
깊고깊은 협곡으로 사라져버렸다는 슬픈 전설이~~~~~~~
총각의 절규는 융프라우 정상을 메아리치고~~
칼바람이 불어도 좋아~
여기서 그냥 살고ㅍ............려다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열차표 잃어버린 청년들 무리 중 한 총각이 찍어주는 인증샷을 끝으로
5분안에 실내로 들어와버렸다는.
아하하 바람에 잠시 정신이 가출했는지 사진을 찍다가 손이 뜨끈해져오길래
동상걸리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장갑안에 든 핫팩이 열을 내기 시작한거였;;
하산길 전에 들른 린트 초컬릿 홍보관? 겸 매장.
진짜 같다눼~
한참 쿠킹 베이킹에 맛들인 지유에게 어울리는 샷.
선물로 받은 초컬릿 외에 약간 더 구입을 하고..
하행열차를 타니 또 초컬릿을 나누어준다.
탑승장에 또 한사람이 누워있다.
나의 고산증은 이제 괜찮아졌는데 아이들이 두통을 호소해서
라우터브룬넨을 경유하여 구경구경하며 돌아오려던 일정을 바꾸어
그린델발트로 직행한다.
스키어들이 어찌나 많은지. 한참 스키에 빠져 살았을 때
이런 곳에서 한 번 타봤어야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가득하다..
이젠 스위스는 커녕 국내에서도 못타는 내 다리 ㅜ.ㅜ
열차를 갈아타려고 내려서
새하얀 절경에 우뚝 빨간 팁 티피텐트가 이뻐서 찍었더니 코카콜라;;
스위스 스키장 클라스;;
다른 산도 그렇고 어떻게 코스를 찾아내려오는지 신기..
아니면 그냥 아무렇게나 내려오는건가 어린 아기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진정 부러움.
그늘져가는 아쉬운 하행 풍경
나무들이 보이고
집도 보이고ㅜ.ㅜ
이제 컨디션이 좀 나아졌나보다.
스위스의 흔한 버스정류장.
버스를 타지않고 슬슬 걸어올라가다가 스위스미션하러 퐁듀집을 찾아 들어옴,
예전 스위스여행때 오일퐁듀만 먹었기 때문에 이번엔 꼭 도전하고자 했던 치즈퐁듀,
분명 많은 후기가 우릴 말리고 있었으나
후회를 하더라도 한번은 먹어봐야하지 않겠느냐며;;
역시 스위스 전통요리 라끌렛과 함께 주문.
ㅇㅎㅎㅎㅇㅎㅎㅎ
ㅇ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많은 의미를 함축한 웃음이라고나할까)
지민이를 위해 추가 주문한 감자튀김. 음 진리여.
레스토랑을 나오니 어둑어둑..
시간이 많이 흘러 쿱은 닫고 미그로스가 있길래 들러 장을 보고(다 떨어져가던 리조또 쌀 발견!) 숙소로!
집에와서 좌라락 펼쳐놓은 초컬릿들..
한조각 먹고 쓰레기통 직행한 불운의 피자.
너 참 맛없었엉;;;
노닥거리며 놀다가 잠이듬.
융프라우에서 뭐라도 하나 남기고파서 산 열쇠고리 모듬버젼?이라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