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4~15유럽

150102 D+3 다사다난. 리기클룸.

 피곤을 풀기위해 느즈막히 잠도 잘자고 중국인 가득한 조식식당에서 생각보다 훌륭한 조식을 먹고

오늘의 목적지 리기산을 오르기 위해 9시 30분에 나섰다.

버스를 타고 루체른 중앙역에 내려 지하 쿱에서 간식거리를 사고는

긴 여행의 암초가 될 사건이 발생하나니.

선착장 길건너 루체른 중앙역. 영상과 영하를 넘나드는 날씨에 눈들은 어설피 녹아 철벅거리고..

쿱에서 나와 선착장으로 향하기 위해 역사를 나오는 순간 하늘이 순식간에 회전을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양손에 비닐주머니를 들고 길에 누워있는 나.

왼쪽 다리가 뒤로 꺾인 채 넘어져서 일어나는데도 오래걸리고;;

안그래도 안좋은 무릎 혹시나 눈덮힌 스위스 산에서 낙상할까 만반의 준비를 해갔건만.

신발도 아이젠 장착된 걸로 준비하고 굉장히 조심해서 다녔건만

엉뚱하게 시내 한복판에서 넘어질 줄이야;;;슬퍼2

애들이 허둥지둥 나를 일으켜 세우니 몇 몇 사람들이 모여들어 쯧쯔~하는 표정으로 괜찮냐고 한다..

안괜찮다고~~~이사람들아~~~ ?팔려서 아픈것도 모르겠다고;;;;;;;

어디 부러진것 같지는 않아 툭툭 털고 얼른 그자리를 떳다.

다리 걱정을 하며 조심조심 선착장으로.

빨간 깃발이 꽂혀있는 아무도 없는 선착장. 

리기행 배는 무려 11시 12분에. 배는 자주 자주 있을 줄 알았더만;;

어딜 가든 사진에 뭔가를 담으려고 열심히인... 우리 애들의 재발견이랄까.

지민이 카메라에서 나온 수십장의 백조 사진 중 하나.

 남는 시간동안 카펠교와 무제크 성벽을 다녀오기로 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다리라나.

화재로 상당부분 손실되고 다시 복구했다고 한다.

 가이드 책에 나온 설명들을 열심히 읽어보고 감탄할 준비를 마쳤는데

섬세한 건축, 그림을 너무 많이 봤나보다. 그냥 그렇구나~~~ 하며 지나간다.

 예뻤던 건... 강물에 비친 루체른 구시가의 모습.

사실 호수는 그다지 맑지 않았는데 오히려 그래서인지 더 아름답게 건물들을 담고 있는 듯 했다.

 추적추적하던 하늘이 조금씩 갠다. 날씨 때문에 리기에서의 풍경을 그리 기대하지 않았는데

음, 괜찮을건가 보다.

 성벽으로 가는 구시가 초입. 건물이 예뻐서..

 인적이 드문 오르막길을 다친 다리를 조심하며 철벅철벅 한참을 오르니 성벽이 나타난다. 아유 반가와.

 지유가 카메라를 향하길래 모자간 크로스! 표정이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어서

1386년에 지어진 루체른의 도시 성벽으로 구축 당시에는 루체른 마을 전체를 둘러싸고 있었으나 지금은 900m정도만 남아 있다고 한다.

눈만 보면 좋은 건 애들이나 어른이나, 그리고 강아지나.

 

유람선 1층 내부. 한국인 어디가나 많다. 선착장에서도 대학생쯤 된 딸 동반한 모녀를 만나서 같은 배를 탔는데 우리 뒷좌석에도 또다른 한국인 비슷한 나이조합의 모녀. 이야기 나누다가 무슨무슨 초컬릿 쿠폰이라며 건넨다. 사용은 못했지만 고마와요 아가씨.^^

다리는 걱정되지만 브이는 해야지.

날씨가 흐려 맑은 하늘을 보지 못하는게 너무 아쉬웠다. 여름스위스. 꼭 다시 와보고 싶다.

지민이 카메라엔 늘 요런 동물이 잡혀있고.

유람선 코스 공부?하며 숱하게 읽은 베기스 역을 거쳐

비츠나우 역에 내려 기차를 타고 리기클룸에 오른다.

빨간 국기.

기차가 정상을 향하면서 추적추적 내리던 빗방울이 사라지고 드문드문 햇빛까지 비췄다.

비가와서 산에 올라가지 않을거라던 선착장에서 만난 사람들 생각에 안타까움이.

워낙 높이가 있어 스위스 산의 날씨는 정말 1분 뒤가 다른 것 같았다.

눈덮인 멋진 풍경이 펼쳐질때마다 카메라 소리 감탄소리.

스위스 여행중 총 4개의 산을 오를때마다 리기산의 기억은 점점 평범해져버렸지만

이 때는 정말.

요런 각도로 올라간다 음 하 하 하  

여행 내내 대중교통안에서 큰 개를 자주 만났다. 하나같이 얌전했고 사람들도 호의적이었고.

정말 부러운 것중 하나였다. 너무 얌전하길래 유럽개들은 어떻게 교육하길래?? 하는 생각까지 들었는데

나중에 체르마트 쿱 앞에 묶인 소형견 두마리가 미친듯이 짖고 있는 걸 보고;;

우리 장군이가 생각나면서 음 견종차이인건가 싶었다^^;;

리기클룸.

설경에 맞는 카메라 메뉴로 바꾸고 찍었더니 오히려 우중충하다.

캐논이 바보인가 캐논이 바보주인을 만난건가.

썰매를 가득 실은 기차가 도착한다. 여기도 썰매 코스가 있다는데

우와 아무리 개었다지만 썰매타기엔 엄두가 안나는 날씨인데

사람들은 즐겁게 썰매를 탄다.

그래ㅜ.ㅜ 나도 좀만 영!했다면 무릎이 안다쳤다면 탔을거다

다리가 얼른 낫길 바라며 원래 계획했던 체르마트에서의 썰매를 기약할뿐!!

여기서 아기안고 그대로 슬라이딩 해버린 아빠를 봤다. 가슴이 철렁.

괜찮았겠지??

이후로도 눈길에서 눕는 장면을 여러번 보았다.

눈길은 조심,, 아무리 조심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행은 칼트바트에서 하차하여 케이블 카를 타고 아까 본 베기스에 내려 다시 유람선을 탄다.

엄훠 무지 다정해보이네. 거의 볼 수 없는 진귀한 풍경이랄까 신나2

예쁜 집이 보여서..

으아. 온천. 진심 부럽더라,

칼트바트에서 케이블카 갈아타려고 내렸더니 이런 풍경이. 남편도 함께 왔다면 분명 동참했을 것인디.

벗고나온 아저씨 미안요.

개미만하게 나왔으니 봐주삼.

눈놀이 삼매경

저기 동그란 입구로 무려 3층 정도인가를 걸어내려가면 케이블카 탑승장.

고도가 낮아지니 다시 빗방울이 추적추적... 위에만 날씨가 개었었나보다.

다사다난한 하루를 마치고 버스타고 귀가.

다사다난 이라함은 이 날 낙상사고 말고도

정말 기분다운되는 일이 있어서.

케이블카를 내려 베기스 선착장으로 내려가는 길도 제법 길었다.

다리가 점점 부어올라 정말 천천히 조심조심 내려오는데 길을 헤메었을 뿐만 아니라

진상 스위스인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구글도 안뜨는 곳에서 양갈래 길을 만나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여러번 눈덩이가 날아왔다. 다행히 맞지는 않았지만 애들 바로 뒤에 떨어졌다.

누가 던졌는지 몰라 그냥 가다가 길을 돌아나오는 길에 마주쳤는데

어린 아이들이었다. 그냥 어린아이들이 아니고 부모가 운전하는 차 안에 타고 있는 어린아이들이었고

손가락질을 하며 혀를 낼름거리고 있었으며 운전석과 조수석의 부부는 나중에 지민이 말을 들어보니 그런 자식들을 보며 웃고 있었다고 한다.

주변에 사람도 없었고 그들은 차안에 있었고. 그냥 지나가며 노려보는 수 밖에 없었지만

지민이는 굉장히 불쾌하고 화가난 나머지 손가락 욕을 시전했다고 나중에 고백을..

애들이야 어려서 그렇다지만 어떻게 어른들이 그러고 있느냐며 분통을..

(ㅇㅎㅎ 어려봤자 네 또래였다 아들아)

암튼 불쾌하고 더러운 기분은 그날 밤까지 우리 셋의 맘에 남아있었던 것같다.

유럽중에서도 인종차별이 심한 나라에 속하는게 스위스란다.

그토록 아름다운 자연을 지닌 나라답게 국민성도 성장하길 바라며.